태국에서 120일 #14-다시 혼자. 그리고 치앙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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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그때그때 감정 컨디션과 최소한의 정보로 이동하기로 했다. 무얼 보고 느끼기 보다 여러 상황에 나를 던지고 싶었다. 나는 누구인지에 대해 그리고 거품을 드러낼 타이밍은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을거라 생각했다. 이 감정은 거의 집착 수준이었다. 지난 한주동안 친구의 케어를 받으며 편하게 여행을 했지만 이제부터 언어의 장벽을 이겨내고 홀로서기를 해야한다. 큰 마음 먹고 친구와 헤어졌으면 그만한 가치의 행보는 보여야 했다.

우돈타니 공항@super-traveler.com

우돈타니에서 치앙마이로 향한 이유는 특별하지 않고 그저 그날 아침 항공편에 치앙마이(Chiang Mai)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후에 치앙마이의 매력을 다시금 알게 되었지만 처음에는 푸껫에 이어 피하고 싶은 여행지중 하나였다. 이유는 치앙마이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괜한 거부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치앙마이의 맛집, 엑티비티 정보는 국내 블로그나 싸이트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데 그말은 곧 한국인들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려운 일로, 어렵게 떠난 여행이니 만큼 되도록 한국의 흔적을 애써 멀리하려 했던 나였기에 그런 심리가 작동한 것이다. 이런 심리는 여행내내 지속되었다. 거기에 나의 분명한 여행 취미도 영향이 있었다.

Bangkok Air @super-traveler.com

우돈타니 상공@super-traveler.com

기내식이 나온다@super-traveler.com

@super-traveler.com

방콕에어(Bangkok Air)를 타고 한시간 남짓 걸려 치앙마이 공항에 도착했다. 익스피디아(Expedia)로 미리 예약한 타패문 즉 타패게이트(Tha Phae gate)안에 위치한 숙소 S.K. House II 까지 약 4km로 택시요금은 160바트인데 공항에서 시내까지의 고정요금으로 보인다. 프랜들리 가득한 친절한 숙소 직원은 예약에 오류가 생겨 미안하다며 싱글침대 두개가 딸린 룸으로 안내를 한다. 쓰지 않을 침대가 하나 더 생겼다. 여행중 이런일이 종종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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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고프고 로비에 비취된 지도를 들고 숙소주변을 거닌다. 타패문 외각은 끊임없는 차량의 행진이나 타패문 안은 평화롭기 그지없다. 갓 치앙마이에 도착한 여행자들이 무거운 배낭을 매고 꾸깃한 지도를 보며 숙소를 찾아가거나, 카페에서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 오토바이 및 자전거 렌트샵 직원은 손님 맞이에 정신이 없다. 타패문 안에 있던지라 치앙마이의 첫인상은 평화로움이었다. 닭고기 커리로 치앙마이에서 첫 식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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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패문. 안과 밖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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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커리@super-traveler.com

저녁은 뚝뚝을 타고 안내책자에 소개된 The Good View 레스토랑으로 갔다. 치앙마이를 가로지르는 핑강(Mae Ping River)을 마주하며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으로 나중에 알아보니 한국에서도 꽤나 알려진 장소라 한다. 그럴것이 핑강 주변으로 펍, 레스토랑, 카페등 여행자가 좋아할만한 장소도 많고 오전에는 은은하고, 밤에는 활기가 넘치는 곳으로 보인다. 혼자 가기에 적절한 장소는 아니었으나 마음 먹기에 달렸다. 사실 한국에서도 혼술, 혼밥을 즐기는터라 크게 불편하진 않았다. 그러나 확실히 알아야 할건 이곳은 모두 커플, 가족 단위의 손님들이었다.

다시 타패문으로 들어와 호기심에 들어간 히피풍의 루프탑에서 맥주를 한잔 마시고 숙소로 들어가며 생각한다. 나는 내일 빠이(Pai)로 갈 것이다. 세상에 치앙마이를 1박2일만 머물고 간 한국인은 나 혼자뿐일거다. 미안하다 치앙마이..! 친구에게 생존(?) 안부를 남기고 하루를 마무리 한다.

Chiang Mai The Good View restaura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