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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 Thailand/태국에서 120일

태국에서 120일 #72-방랑의 기록. 굿바이 베트남

by 슈퍼트래블러 2017.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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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프론트 앞이 한 투숙객 때문에 북적인다. 그 주인공은 다름아닌 나였다. 친구처럼 지낸 홍, 따오 그리고 따오와 이름이 같아 따따오라고 불렀던 직원. 그리고 항상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던 주방 직원, 청소 직원들까지 조식을 먹고 있는 나를 둘러싸고 수다가 끊이질 않는다. 다들 미스터최의 태국행에 행운을 기원한다며 말을 걸어 온다. 무척 고맙고 이 마음을 무얼로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나또한 그사이에 이들과 정이 많이 들었다.

따오에게 노이바이 공항행 콜택시를 요청하고 시간이 남아 올드쿼터를 걷는다. 오전에 한번도 비가 내린걸 본적이 없는데 몇방을 쏟아지더니 이내 장대비로 이어진다. 천막 밑에서 비를 피하는 시클로 기사들이 걱정된다. 


평소양 보다 조식을 적게 먹은 이유는@super-traveler.com


베트남식 닭죽 짜오가(ChaoGa)를 이 여행의 마지막 음식으로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super-traveler.com


프론트에서 본 아트리움 호텔의 천장@super-traveler.com


호텔 벽면에 있던 풍경화@super-traveler.com


이 짧은 기간동안 베트남을 무어라 정의 내리기는 무척 어렵다. 몇가지 단편적인 기억들을 모아 베트남 여행을 되돌아본다. 그러고보면 처음 하노이에 도착했을때의 내 모습을 다시 한번 보고싶다. 멍청했고, 찌질했다. 그 수많은 오토바이의 행렬에 스트레스를 받은건 평소 어느 여행지든 익숙할것이라 호언장담하고 다닌 스스로가 민망해지는 순간이었다. 


또한 사회주의 국가에 대한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기존의 생각들은 완전히 원점으로 돌아갔는데 사회주의는 그저 베트남의 국가운영 이념일뿐 실제 이들의 삶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경제성장을 위해 모든 포커스를 맞춘 느낌이다. 특히 젊은층들의 사고방식은 이 나라를 더욱 밝게 할 거란 믿음이 있다. 과거 역사부터 동남아의 맹주 자리를 놓고 싸우기도 했고 근래에 들어선 강대국과 겨룬 저항정신이 가득한 나라다. 그 에너지를 경제성장에 쏟는다면 지금보다 더 큰 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이다.


@super-travel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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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베트남 음식 이야기는 꼭 남겨야겠다. 딱히 음식에 큰 흥미를 느끼지 않던 내 미각에 자극을 준 맛있는 베트남 음식들. 전통음식부터 프랑스 식민지 시대의 영향을 받은 반미같은 퓨전음식. 그리고 노점에서 팔던 음식들도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이다. 특히 분짜는 하아... 태국의 베트남 식당에 가면 당연히 팔겠지? 베트남 커피는 또 어떻고.


골목길 구석구석 내가 걸어온 흔적들을 쫓으며 비를 맞으며 걷는다. 참 매력적인 거리다. 늘 걸을때마다 느꼈었다. 시클로가 지나다니고, 바쁜 상인들의 행렬이 끊이질 않는다. 마침 이제 갓 하노이에 도착했는지 스마트폰으로 길을 찾는 여행자들을 보니 내심 부러운 기분이 든다. 조금 더 이곳을 느끼고 경험을 했어야 했다며 약간의 후회가 밀려오기도 한다. 첫날만 적응하면 참 괜찮은 도시니 좋은 여행하시길. 


마지막으로 하루라도 혼자 있지 못하게 한 베트남에서 사귄 소중한 친구들. 각자 위치에서 열심히 살다보면 언젠가 만날 일이 있겠지. 분명 그리 되리라 믿어본다. 어느덧 작별에 익숙해졌는지 전처럼 슬픈 감정이 크게 들지 않는다. 베트남? 한국에서 그리 멀지 않다. 오고 싶으면 또 오면 되겠지. 고마웠다. 잘들 지내길..


따오, 그리고 따오와 이름이 같아 따따오라고 불렀던 또다른 따오@super-traveler.com


다시 호텔로 돌아와 직원들과 마지막 인사를 나눈다. 한명 한명 모두 기념사진을 찍고 서울의 연락처를 남긴다. 홍을 꼭 안아주고, 따오와 따따오를 안아주려 하니 도망친다. 그 모습이 귀엽다. 택시에 타려는데 우산을 씌워주는 홍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택시는 노이바이 공항으로 떠난다. 공항으로 향하는 길 창밖 풍경은 빗물에 가려져 보이지 않는다. 끝까지 아쉬움만 남게 만드는 베트남이다. 말뿐이 아닌 또 와야할 운명인가 보다.


노이바이 공항. 

처음 나를 괴롭게 했던 그 공항.

굿바이 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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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바이 공항@super-traveler.com


by슈퍼트래블러


따오와 따따오는 호텔을 그만두었다. 따오는 일본에서 유학중이고, 따따오는 광주광역시의 한 대학에 유학을 왔고 올해중 만나기로 하였다. 홍은 어느덧 아이 아빠가 되었고 여전히 아트리움 호텔에서 근무중이다. 필리핀인 로니카는 한국인 남성과 결혼을 했고 현재 수원에 거주중이다. 레이니씨도 결혼해 아이를 낳고 잘 지내고 있는듯 하다. 마지막으로 또이는 작년에 서울을 방문 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모토다씨를 제외한 모두와 현재도 페이스북으로 서로의 안부를 나누며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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