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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 Thailand/태국에서 120일

태국에서 120일 #115-도로위의 고민

by 슈퍼트래블러 2018.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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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 숙소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빵과 커피 그리고 바나나로 꾸려진 간단한 조식을 챙겨 먹고 오토바이에 올라 발길 닿는대로 향한다. 딱딱하게 굳은 빵에 잼을 바른다 한들 맛이나 있겠냐만 하루중 몇안되는 사람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다. 하루 왠종일 혼자 지내고, 또 내 스스로 만든 환경이지만 이렇게만 지낼 수 없는 노릇이다. 그게 인식되고 나서부터 아침을 꼭 챙겨먹기 시작했다. 


@super-travel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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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라이에 관한 정보가 인터넷에 충분했다면 하나씩 찾아 갔을텐데 여긴 그렇지 못하니 그저 도로위에 나를 맡겨야 한다. 하지만 이쪽편이 되려 더 좋다. 마치 다큐나 영화속 주인공을 흉내내듯 치앙라이 탐험을 한다. 그러다 멋진 풍경을 마주하면 훗날을 위해 집착적으로 기록을 하기 시작한다. 구글맵에, 그리고 나만 알 수 있는 글씨로 메모를 남긴다. 멍청한 표정으로 음악을 들으며 경치를 느끼고 노을이 지면 눈으로 담았다가 다시 시내로 돌아온다. 저녁을 먹고 이따금 생각 전환의 목적으로 만만한 펍에 들려 칵테일을 시켜놓고는 사람들을 관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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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태국북부의 오지마을 풍경이다. 밭일을 끝낸 주민이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super-travel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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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한방울 내리지 않는 태국의 건기@super-traveler.com


한동안 나는 치앙라이에서 이렇게 지냈었다. 말이 여행이지 그야말로 심심하기 짝이 없는 나날로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 행보에는 나만의 트라이앵글이 있었다. 혼자-음악-오토바이.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고, 무료함을 달래고 감수성을 높여줄 음악이 있으며, 내 발이 되어줄 오토바이. 더는 부족할게 없다. 

고백하지만 말은 이렇게 해도 굳은 의식속에서 완전히 해방되지는 못해 '5년후 내 모습을 걱정하거나, 싱글 라이프에 대한 불확실성, 서울에 두고온 추악한 일'을 끄집어내 애써 괴로워하기도 한다. 이때쯤 느꼈던 생각은 해방,자유에 대한 집착을 다시 점검하는 일이었다. 자연스럽게 찾아올 감성들을 인위적으로 이끌고 가려는건 아닌가, 굳이 안좋은 기억을 지우며 살아야 할까, 이것을 모두 잊고 견뎌야 나는 더 나은 사람이 될것 등등 

치앙라이 시내에서 61km 떨어진 한 마을@super-travel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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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옆 작은 주유소. 시골길에 들어서도 주유걱정을 하진 않았다@super-travel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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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위의 고민은 여기까지. 
더 깊어지면 멍해져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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