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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 Thailand/태국에서 120일

태국에서 120일 #119-치앙라이에서 만난 한국인 스님

by 슈퍼트래블러 2019.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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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traveler.com


태국 최고의 한식당으로 꼽고 싶은 치앙라이 '아리랑'에서 모처럼 제대로 된 라면을 먹고 있었다. 특별한 라면을 말하는게 아니다. 마치 대학교 교내식당에서 볼 수 있는 비주얼. 라면을 마구 흐트러놓은 그런 타입의 라면말이다. 나는 이런 스타일의 평범한 라면을 좋아한다. 거기에 사장님이 직접 담그신 김치까지 겻들이니 아침부터 즐겁다. 이렇게 라면을 먹는 이유는 전날 술을 많이 마셨다는 뜻이기도 하다.

친하게 지내는 식당 현지인 직원들과 수다를 떨며 식사를 즐기고 있는데 한 무리의 스님들께서 식당으로 입장하신다.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낯익은 승복을 입으신 분들이 계셨는데 아니나 다를까 한국어를 구사하신다. 바로 한국인 비구니 스님.

반가운 마음에 말을 걸고 싶어 입을 오물 거리지만 스님들께 민폐가 될까 망설이고 있는데 먼저 말을 걸어주신다. 식당 직원이 내가 한국인이라 귓말을 한듯 하다. 합석할까요? 말씀하시기에 “네!!”라고 거침없이 대답!
두달째 여행하고 있고 치앙라이가 마음에 들어 이곳에서 지내고 있다 말씀드리니 젊은 청년이 대견하다며 칭찬을 해주신다. 사실 그런 말을 들을 나이는 아닐듯 하나 왠지 대학생쯤으로 대해주시는게 싫지는 않다. 함께 오신 태국인 스님들도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시고 이미 라면은 다 먹었지만 일어나기 싫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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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앙라이에 어떤 일로 방문하셨는지 여쭤보진 못했지만 다름아닌 캄보디아에서 활동하고 계시다며 먼저 말씀을 해주신다. 그 이야기를 듣고 다소 놀라긴 했는데 동남아 루트로 들어온 탈북자들을 돕는 일을 하신다고. 운이 좋은 분들은 한국대사관 혹은 다른 국가의 대사관을 통해 안전을 보장 받지만 누구나 그럴 수 있는건 아니라 말씀하신다. 그래서 캄보디아와 라오스 태국을 오가며 탈북자들의 생활을 서포트하고 안전하게 보호하는 일을 하신다고.

사실 치앙라이는 대표적인 탈북루트중 하나다. 북한에서 중국으로 그리고 라오스 같은 인근국가가 사회주의 국가정책이라 태국 치앙라이로 넘어와 방콕으로 향하는 여정이 많이 알려진 루트로 나또한 치앙라이에서 지내며 한국인이라 소개할때 몇몇의 북한사람을 봤다며 내게 아는척을 하는 태국인들의 말을 심심찮게 듣기도 했다.


@super-traveler.com


스님들과 나눈 대화는 이정도 수준까지만 기록해야 할듯 하다. 그 외 이야기는 내 가슴에 묻어두는게 좋아 보인다. 어찌됐든 난 그분들 말씀에 감탄사를 연신 내뱉으며 아주 혹시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을까? 등등에 호기심을 가진것도 사실이나 단편적인 감정의 흐름일 뿐이다. 직원에게 부탁해 함께 사진을 찍고 나오는데 돌이켜 생각해보면 연락처라도 받아둘걸 그랬다. 사실 이 글을 쓰면서도 조계종이나 불교단체 등을 통해 수소문 해보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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