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0월~2016년 1월 태국을 여행하며 기록한 여행기로, 한참 시점이 지났지만 그 후 이곳에 매료되 매년 치앙라이를 방문했고 정착의 꿈까지 생겨 스타트업을 준비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방문은 2020년 1월 입니다. 제 개인의 여행소감은 Quip어플에 쓴 일기 그대로 살려서 올릴 것이고, 정보는 최신으로 반영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업데이트가 늦어져 죄송합니다.
슈퍼트래블러는 앞으로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 그리고 책으로 만날 수 있도록 준비할까 합니다. 노골적인 상업성 활동보다 제가 사랑하고 그리워 하는 태국의 다양한 모습을 여러분께 알리는데 모든 포커스를 집중하겠습니다. 사실 중국에서 슈퍼트래블러 인수(?) 의사가 있었는데 제가 거절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저는 마이뺀라이캅~ 그 가치를 인정 받은걸로도 충분히 행복합니다. |
여전히 호기심과 탐구정신은 살아있고 경험이 부족하다 느끼고 있지만 몸에서 나오는 기운은 어쩔 수 없나보다. 말을 거는 여행자들이 부쩍 늘고 있다. 마치 나를 대단한 장기 여행자로 대접 해주는듯 하다. 익스큐즈미~로 시작되는 대화는 도로위에서 몇분을, 혹은 카페로 이동해 몇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그들은 내 말에 경청을 하며 밝은 눈빛을 보인다. 나도 그들에게 좋은 사람이었길 희망한다.
인생에서 한번쯤은 이런 여행을 하고 싶었다. 배낭을 메고 이곳저곳 목적지 없이 다니며 하는 여행 말이다. 이 여행의 끝이 젊은날의 사진 몇장으로 남겨질지, 내 인생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기분은 개운해, 서울에 놓고 온 것들을 잊는데 속도가 생기기 시작했다.
한번 소개한적이 있지만 나는 작년 과로로 인해 어금니 두개가 빠지는 경험을 해보았다. 잇몸이 허전하고 목에 이물질이 느껴져 뱉었더니 내 어금니였다. 그때 느낀 공포를 어떻게 설명 할 수 있을까? 반차 쓰는것도 몇번의 결제를 받고 눈치가 보여 입에 거품물고 쓰러지지 않는 이상 엄두도 못내었던 회사에서(나는 일본계 회사를 다녔었다)얼마나 많은 고생을 했던걸까?
당시 차장님께 내 상황을 보고 하며 병원에 가겠다 말을 하니 보이던 표정은 지금도 잊지 못한다. 미안함 그 자체. 자신도 내 과정을 거쳤지만 어찌 해결 할 수 없는 회사 분위기. 퇴사만이 답이었던 2014년의 내 모습.
태국에서 그동안 고생을 모두 보상 받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이 여행이 페이스북에 친구들이 남긴 답글 내용 그대로의 부러움과 행복은 아니다. 목적지가 없으니 때론 허무함이 밀려오기도 하고, 혼자 여행을 하니 고독함은 말할 것도 없다. 그저 즐기는척 할지도 모르겠다.
우연히 만난 여행자들과 그런 이야기를 종종한다. 우리는 왜 여행을 하는지, 떠나기전 어떤 상황에 놓였었는지. 저마다 특별한 사연을 품고 도로위에 자신을 맡기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이들에게 한국의 안좋은 모습만 소개한건 아닌가? 뒤늦게 생각이 든다. 과도한 업무량, 꽉 막힌 조직문화, 노는 법을 배운적 없는 사람들, 2박3일의 짧은 휴가문화, 호텔밖에 나올줄 모르는 사람들.. 모두가 그런건 아닌데 왜 그랬을까?
한국으로 돌아가면 강연 같은걸 해보고 싶다. 사실 마케팅으로 몇번 제안을 받긴 했지만 내가 누구를 가르친다는 행위 자체가 어색하다. 그러나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나는 내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 가르치는게 아닌, 나누고 싶은 것이다.
잡설은 그만하고 어제 도이뚱에서 생긴 계획을 남겨본다.
치앙라이를 더 여행하고 싶지만 나는 어느덧 란나문화(Lanna)에 푹 빠지고 말았다. 한때 태국 북부를 점령했던 란나왕국, 19세기 태국에 흡수 되었던 이곳만의 독창적인 문화가 조금씩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아는만큼 보인다고 태국 역사서를 겨우 번역해가며 읽고 난뒤 호기심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만 간다.
치앙라이를 시작해 파야오, 난, 프래, 우타라딧 등 도시를 여행 할 계획을 짜본다. 크기로 치면 서울에서 강릉으로, 그리고 부산을 거쳐 목포로 또 서울로 올라가는 딱 한국 영토의 크기 정도 된다. 오토바이로 국토대장정을 하는 셈이다.
내일은 쉐라의 어머니 집에 초대받아 놀러가기로 했다. 친구는 아예 어머니 집에서 지내도 좋다고 말을 한다. 숙박비를 아끼라는 것이다. 마음은 고맙지만 민폐라면 질색인 내 성격이라, 새로운 경험과 한국인 DNA중 마음의 저울질이 필요할것 같다. 물론 전자에 더 쏠리는건 어쩔 수 없다. 한국식으로 휴지 한박스 사들고 인사드리면 괜찮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