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돈타니의 코스메틱 매장의 매니저로 일을 하는 친구 워라와란은 이번 여행의 결정적인 계기를 준 소중한 친구다. 과거 내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이곳에 고백할진 모르겠지만, 지난 한 달간 인생에서 가장 최악의 시기를 보낸 나는 친구들의 연락도, SNS에 흔적도 없이 집에서만 지냈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보다 잠들고 그러다 새벽에 집앞에서 순대국밥에 술을 마시는등 그야말로 형편없는 삶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날 페이스북에 들어갔더니 친구 워라와란에게 메시지가 와있었고, 난 한국 친구들에게도 말하지 못한 속사정을 술술 풀어놓는다. 내 이야기를 들은 친구의 한마디 "그럼 태국으로 놀러 와" 그 말을 듣고 항공권을 예약하고 배낭에 옷과 카메라만 챙긴 채 없는 돈을 긁어 모아 이틀 후 아무런 계획 없이 태국으로 향한 것이다. 20일 정도 있다가 오면 괜찮아질까? 싶은 생각에 돌아오는 항공권도 10월25일 제주항공으로 끊었다.
친구는 휴가를 내 쉬려던 타이밍이었다며 함께 여행하자 제안을 했다. 업무 특성상 한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함께 있으면 외국인 친구란 느낌을 받지 않는다. 비단 그걸 떠나 성격 좋고 사교성이 좋아 내겐 무척 좋은 친구다.
@super-traveler.com
@super-traveler.com
친구는 카오산 로드가 처음이다. 몇 달 전 카오산 로드에서만 열흘가량 지내 익숙한 내가 역으로 안내하게 되었다. 카오산 로드나 람부뜨리 그리고 쌈센 거리의 소위 맛집이라 알려진 곳을 안내하고 쌈센 거리에서 식사하는데 이건 태국의 맛이 아니란다. 그곳은 '족포차나'라고 한국인에게 익히 알려진 곳이다.
하긴 우리도 이태원이나 홍대 등에서 먹는 한식을 로컬답다 이야기하긴 어려울 거다. 덕분에 앞으로 친구와 함께하며 책에서 보지 못한 리얼 태국에 대해 많은 걸 배우며 여행의 질을 높일 수 있게 된다. 또한 친구에게 태국인의 특성과 문화에 대해 깊숙히 배우게 된다. 어쨌든 오래간만에 먹는 태국 특유의 향이 진하게 베인 음식들을 먹으니 기분이 좀 나아진다.
늦은 밤까지 친구와 술을 마신다.
이 풍경이 그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