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120일 #4-방콕을 떠나 파타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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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몇 달 후 나는 태국의 오지를 혼자 여행하게 된다. 물론 이때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행보로 우선 나 자신이 태국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고 잘 알지 못했다. 나 또한 많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태국 하면 휴양지부터 떠올리던 사람이었다. 어디를 여행하고 싶냐는 친구의 질문에 휴양지라 답을 한 건 위와 같은 배경이 있기 때문이었다. 태국 촌부리주에 위치한 파타야(pattaya)로 향한다. 친구가 한국에서는 산호섬으로 알려진 꼬란(Koh larn) 섬을 추천했기 때문이다.

카오산 로드에서 파타야로 향하는 건 어렵지 않다. 여행사를 통해 미니버스라 할 수 있는 롯뚜(벤)를 이용하면 되는데 친구는 300바트가 비싸서 싫다고 한다. 한화로 약 만원이라 내 체감으론 그리 비싼 금액은 아니다. 그러나 300바트면 현지 가치로 약 3만원 정도의 질을 누릴 수 있는 금액이고 현지 교통을 이용하면 반값이다. 앞서 말했듯 좀 더 태국 깊숙이 들어가고 싶어 친구의 말에 따르기로 했다.

카오산 로드에서 그리 멀지 않은 BTS 전승기념탑(Victory Monument)역 근처에 방콕 인근으로 운행하는 작은 터미널이 있다. 파타야까지 요금은 약 120바트로 1시행을 예약하고 쇼핑몰에 들어가 점심을 먹고 파타야로 출발.

방콕 근교로 향하는 교통은 이곳에서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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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파타야는 내게 매력적인 여행지는 아니다. 유흥가에 큰 관심이 없고, 또한 한국인이 많은 곳은 되도록 피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차가 막혀 약 3시간 걸려 도착한 파타야. 소문대로 러시안들이 많고 다음으로 한국, 중국인들이 이어간다. 혼자였다면 게스트하우스나 싸구려 여관을 이용했을 텐데 아무래도 친구와 동행중이고 이녀석 또한 모처럼 휴가를 내고 여행을 즐기는 거라 Basaya Beach Hotel & Resort란 깔끔하고 괜찮은 호텔을 이용했다.

파타야 로얄 가든 플라자(Royal garden plaza pattaya) 루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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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 무렵 숙소 앞 라운지에서 맥주를 마시는데 여전히 여행 온 실감은 나질 않는다. 그리고 여기가 파타야인지 부산인지, 왜 한국 사람들은 이곳에 그리 열광을 하는 건가 궁금하다. 저녁에 친구와 파타야 거리를 누볐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풍경들은 진하게 와닿진 않는다. 내가 보수적이고, 막힌 사고방식의 사람은 결코 아니나 특히 한국인 무리가 환락가 앞에서 욕과 음담패설을 흘리며 현지 여성들을 논하는 거리 풍경이 불편하다. 백인 노인들과 젊은 태국 여성들의 데이트 모습도 낯설다. 안그래도 밝지 못한 표정인데 내 눈치를 보는듯 해 괜히 친구에게 미안해진 나는 숙소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솜땀과 꼬치에 맥주를 사서 호텔 라운지 앞에서 친구와 수다를 떤다. 괴기한 소리가 궁금해 물어보니 두꺼비 울음소리라고. 사람을 무는 녀석들이라 조심해야 한단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 10월의 태국은 아직 우기다. 천둥번개 소리가 요란하고 폭우(스콜)가 휘몰아친다. 파타야의 첫 소감을 묻는 친구의 질문에는 "not bad"라고 이야기했다. 그래 내 취향이 아닌 건 확실하지만 그게 곧 나쁘단 뜻이라곤 할 수 없지. 더 쪼개어 이야기하면 조직화된 무질서(Organized chaos)라 설명하고 싶었다.

<비가 와서 휴가를 망쳤다는 건 바보들이나 하는 말이다>란 책의 문구가 떠오르는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