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2015년 10월 12일 월요일
하늘은 흐리다. 곧 비가 내리겠지.
서울을 떠난지 이제 일주일. 한국의 휴가문화에 비추어 보면 방콕, 휴양지, 쇼핑등 알차게 지내고도 남았을 시간이다. 물론 시간에 쫓겨 치고 빠지는 게릴라 스타일의 여행이 되겠지. 지난 한주가 내게 의미없는 일정은 아니었으나 느긋한건 사실이다. 물론 마음속 한켠은 여전히 아린다. 딜레마에 빠진것도 이때부터였다. 친구의 케어가 고맙지만 좋지 않았던 일들을 털어내고자 태국에 왔기에 순간을 소중히 생각하려 해도 자꾸 과거에 발목이 잡혀 웃어도 웃는것 같지 않고, 친구와 대화중 자꾸 딴생각을 하다 지적받기를 수차례. 적어도 예의는 갖췄어야 했으나 나도 모르는 내 행동은 어색하기만 하다.
친구와 라오스행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자꾸 이렇게 안락한 여행을 해도 괜찮은 것인가 의문만 남는다. 묏자리 찾으로 이곳까지 흘러 왔는데 파티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내 자신에 대한 자학과 원망의 끝을 보고 싶었는데 친구의 따뜻한 돌봄만 받는 어린아이가 된 것이다. 이제 남은 시간은 약 13일. 라오스에 다녀오면 못해도 3~4일을 소비해야 하는데 이래도 되는건지. 또한 비록 라오스행 때문에 경유한 우돈타니지만 이곳은 친구의 삶의 터전이다. 틈틈히 폰을 붙들고 업무를 보는 친구에게 적잖은 미안함을 느끼기도 했다.
우돈타니의 사원 Wat Pothisomp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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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은 뒤로하고 점심시간에 맞춰 숙소 앞으로 온 친구는 우돈타니에는 특별한 볼거리가 없다며 나를 왓포티솜폰(Wat Pothisomphon)이란 사원으로 안내한다. 시원하게 뻗은 사원의 지붕이 인상적이다. 한국식과 달라 보여 친구에게 불상앞에서 절하는 법도 배웠다. 앞으로 여행내내 느끼지만 태국인의 불심은 삶의 시작과 끝이라해도 과언은 아니다. 심지어 그 풍경은 꽤나 고혹적이라 종교가 없는 나는 이 문화에 심취하기도 했었다.
Wat Pothisomp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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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 Pothisomp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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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 Pothisomph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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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포티솜폰을 뒤로하고 근처에 있는 중국 신사(Chao Pu-Ya Shrine)를 둘러본다. 저녁식사에 앞서 우돈타니의 센탄(센트럴 플라자)에서 커피를 마시며 오늘 밤에는 친구에게 고민을 털어야겠단 생각이 든다.
Chao Pu Ya Shr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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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o Pu Ya Shrine Garden of Fai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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