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 - 파타야 - 꼬란 - 우돈타니 - 치앙마이 - 빠이
빠이를 떠나니 나의 행보의 중요한 요점이 사라진 기분이 든다. 아무리 계획이 없어도 너무 무계획은 아닌가, 옳은 것인가 걱정마저 들었다. 오토바이에 내려와 다시 배낭을 어깨에 짊어지니 새로운 시작과 설레임이 아닌 빠이라는 과거에 발목 잡혀 여러 생각들이 오고간다. 과거를 잊으려 왔건만.. 쓸데없는 상념에 잡힌 오늘은 2015년 10월 20일 화요일, 이곳은 치앙마이 아케이드 버스정류장. 조금전 빠이를 떠나 이곳에 도착했다.
한식을 멀리하고 점심으로 먹은 '쪽' 태국식 죽으로 여행내내 가장 사랑했던 태국 음식중 하나였다. 물론 고수는 힘들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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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5일 후 다시 한국으로 떠난다.(물론 반전이 있다. 힌트는 블로그 이름이다) 아무 생각없이 20일 정도 지내고 돌아오면 괜찮아지진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이곳에 왔는데 벌써 시간이 훌쩍 흘렀다. 방콕, 파타야와 꼬란, 그리고 우돈타니를 거쳐 치앙마이와 빠이까지. 언제 이렇게 또 여행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든다. 남은 일정 나를 위한 시간으로 하루를 소중히 해야한다.
아케이드 버스정류장이 치앙마이 인근을 운행하는 시외버스 터미널이라면 바로 맞은편 길건너에 위치한 치앙마이 버스터미널 3은(Chiangmai bus Terminal 3 สถานีขนส่งผู้โดยสารเชียงใหม่ แห่งที่ 3) 방콕등 장거리를 운행하는 고속버스 터미널이다. 도착하자마자 방콕행 버스티켓을 끊었다. 치앙마이에서 방콕까지의 나콘차이에어(NakhonChai Air) 심야버스는 778바트. 태국 고속버스에 관한 포스팅은 이글을 위해 따로 준비했다. 맨 아래에 링크를 남겨둔다.
밤 9시20분 버스라 시간이 꽤 많이 남는다. 터미널옆 스타 에비뉴 라이프 스타일몰(Star Avenue Lifestyle Mall)이란 쇼핑몰이 있어서 구경하다 마주한 한 한국식당 맛시따(Mashitta) 들어가 김치찌개라도 먹을법 했는데 어떻게든 한국음식은 먹지 않겠다는 고집이 밀려와 견딘다.
(결국 며칠 후 의지는 심하게 무너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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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과 번뇌만 느끼고 간 치앙마이의 한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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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시간 가량의 장거리 이동이 걱정되는건 사실이다. 이런 경험은 내 인생에서 처음이다. 6시간 이상의 장거리는 하늘에서도 땅에서도 경험해본적이 없다. 많은 여행자들이 야간기차 즉 침대기차를 선호하지만 내가 버스를 택한 이유는 순전히 빠이에서 치앙마이에 도착하니 바로 앞에 터미널이 있던 이유였지만 한국의 우등버스에서 느낀 편안한 승차감이 왠만한 기차보다 낫다는 생각을 평소에 했던터라 자연스레 택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이 선택은 앞으로 나올 후기들을 보면 알겠지만 탁월했다.
저녁이 되니 쇼핑몰 앞에 노점이 펼쳐진다. 캔맥주와 닭꼬치를 먹으며 시간을 저녁을 먹는다. 시간에 맞춰 터미널 플랫폼에 갔더니 직원은 내 배낭에 수화물표를 붙여준다. 한국도입이 시급하다며 극찬했던 태국 고속버스 서비스의 시작이다. 직원은 항공사 승무원 못지 않은 서비스로 승객들을 맞이한다. 9시20분 출발인데 약 십여분 늦게 출발한다. 그러나 게의치 않는다. 누군가 태국은 시간개념이 없다고 했는데 말그대로 칼처럼 시간을 지키는것 같진 않으나 조급 할 수준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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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 서비스 못지 않다@super-traveler.com
태국 고속버스를 KTX와 비교대상 하는건 무리지만 난 KTX를 울며 겨자 먹기로 타는 사람이다. 무릎이 앞에 닿는 좁은 공간이라 가는내내 불편함의 연속이다. 내 키가 183cm라 그렇게 장신이라 할 수도 없으나 한국은 버스든 기차든 한국인 평균 규격보다 작게 만들진 않나 의심스럽다. 공간을 채워 더 많은 승객을 앉히려는 상술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태국의 고속버스는 달랐다. 뒤로 시트를 제껴 누워도 충분한 공간의 안락함은 말할 것도 없다.
옆자리에 태국 여성이 앉았다. 신기하게 터치스크린을 만지는데 그런 나를 보고 웃는다. 아니 세상에 터치 스크린으로 버스밖 풍경을 볼 수 있는건 놀랍지 않은가?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애띤 얼굴의 그녀는 방콕에 친구를 만나러 가는길이라고 한다. 곧 승무원이 올라 자기소개와 간단한 안내를 한 뒤 과자와 음료 그리고 헤드셋을 나눠준다. 물을 괜히 사왔다. 사전에 정보를 알지 못해 이렇게 된 것이다.
나콘차이에어 치앙마이-방콕 구간 퍼스트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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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음악, 영화, 프론트 뷰까지 알찬 구성의 터치스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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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와 과자를 나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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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 운전은 안하시나 걱정도 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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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취미가 없어 잠시 둘러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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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은 해결 된거겠지?하며 음악도 들어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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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작전명 발키리>도 훑어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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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찰나 샌드위치를 나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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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써 잠드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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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문을 한다. 태국북부는 미얀마, 라오스 국경을 끼고 있어서 밀입국이 잦아 이렇게 검문을 자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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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버스는 출발하고 또 잠시 후 이번에는 샌드위치를 나눠주네? 인천-방콕 저가항공에서도 느껴보지 못한 감동이다. 옆자리에 앉은 태국 여성과 대화를 나누다가 곧 잠이 들어버렸다. 창밖은 칠흑 같은 어둠, 느긋하게 가는 버스, 강렬한 에어콘. 심야버스나 기차를 이용하면 숙박비를 벌 수 있다란 말이 절로 와닿는다. 어째 숙소에서 잘때보다 더 편안하다. 과연 방콕에서는 무슨 일이 생길까?
by슈퍼트래블러
-아케이드 버스터미널 위치
https://goo.gl/maps/A4UR7q8k5bK2
-치앙마이 버스터미널 3 위치
https://goo.gl/maps/z4uxAfoWpnN2
*꼰대 이야기
여행중 라오스에서 버스 전복 사고로 한국인 포함 사망자가 발생한 뉴스가 있었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안전벨트 착용은 반드시 해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