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의 아침은 무척 싱그럽다. 마치 영화 세트장 처럼 파스텔톤이 넘친다. 그리고 밤세 비가 내렸는지 땅은 늘 촉촉히 젖어있다. 아침부터 부지런히 손님을 태우고 어디론가 향하는 시클로처럼 하노이언의 일상도, 내 여행도 시작된다.
아침 산책을 하면 거리 곳곳에 하얀 연기를 뿜어내며 화로위에서 고기 굽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는데 냄새 또한 낯익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건 한국의 돼지갈비 냄새다. 그 냄새를 맡고 있자면 조금전 먹은 호텔 조식이 잊혀질 정도로 다시 배가 고파진다.
처음. 난 그게 일반 가정식 요리인줄 알았다. 베트남이 워낙 한국과 닮은 구석이 많아 양념이 비슷한 베트남식 돼지갈비쯤 될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완전히 잘못 알고 있었다.
분짜(Bun Cha)@super-travel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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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짜(Bun Cha) 옆으로 보이는건 다진 마늘과 고추로 국물에 섞어 먹으면 매콤한 맛이 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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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채가득!!@super-traveler.com
말했다싶이 베트남에 대한 아무런 정보 없이 이곳에 왔다. 익숙한 쌀국수외 아는 음식도 없었다. 아침마다 분주하게 연기를 피우며 고기를 굽는건 바로 베트남의 대표음식중 하나인 '분짜(Bun Cha)' 였다. 이 음식은 소위 내겐 인생음식으로 처음 먹어보곤 남은 일정 내내 하루 한끼는 분짜를 찾아 먹었다. 얼마나 맛있었고 만족했는지 호텔로 돌아가선 “어메이징!”이라며 요란스럽게 분짜에 대한 소감을 수다스럽게 이야기 했을 정도였을까?
새콤달콤한 느억맘 국물에 숯불 돼지갈비가 담겨 나온다. 거기에 야채를 가득 담고 쌀국수를 적셔 먹는건데 이 행위도 재밌지만 맛이 아주 기가 막힌다. 베트남을 대표하는 음식인데 왜 그전에는 몰랐는지 후회가 될 정도로 즐겨 먹었다. 가격은 또 어떤가? 보통 일반 식당의 분짜 가격은 30,000동으로 우리돈 약 1,500원 정도이다. 세상에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이토록 저렴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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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이어로 본 카페사장은 루악커피를 대접해주셨다.@super-traveler.com
다양한 베트남산 커피@super-traveler.com
분짜 만큼 사랑한 음식이 또 있다. 다름 아닌 베트남 커피다. 역시 하루에 한번 이상 카페에서 베트남 커피를 마시며 평온을 얻기도 했다. 커피에 연유를 타는 특징인 베트남 커피는 이미 한국에서 마셔본 경험이 있지만 실제 하노이에 오니 베트남 커피의 종류와 마시는 방법은 무척 다양했다. 즉 모든 커피에 연유를 넣진 않는다.
뒤늦게 확인하니 베트남의 커피 생산량은 세계 2위라고. 그중 사향고양이 배설물로 만든 루악커피를 최고로 치며 가장 비싼 원두는 커피 한잔 값이 우리돈 5만원정도 한다고 한다. 카페에 진열된 다양한 원두를 구경하니 카페주인은 마치 나를 바이어쯤으로 생각했는지 명함과 팜플랫을 준다. 덕분에 루악커피를 한잔 얻어 마실수가 있었는데 참 먹는 복 하나 만큼은 끝내준다.
분짜와 베트남 커피는 여행내내 내게 큰 활력이 되었다. 분짜를 먹으며 출근전 아침식사를 하는 베트남인들을 관찰하기도 했고, 식사 후 커피를 마시며 앞으로의 스케줄을 체크하며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앞으로 여행기는 계속 이어지지만 분짜와 베트남 커피를 꼭 한번 따로 다뤄보고 싶어 이렇게 글을 남긴다.
다음편은 또이와 함께한 저녁 두번째 시간을 소개해보려 한다. 그리고 베트남 일정을 정리하고 나는 다시 태국으로 향한다.
by슈퍼트래블러
네xx 블로그에 보면 하노이의 분짜 맛집에 대한 포스팅을 쉽게 찾을 수 있다. 글쎄다.. 분짜 맛집이 따로 있을까 싶다. 포스팅에 의지해 줄을 서서 기다리지 말고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 맛보는게 훨씬 좋을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맛에 있어서 큰 차이가 없다. 물론 베트남 커피도 마찬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