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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120일 #125-치앙라이와 미얀마. 여기가 국경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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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창과 도이뚱. 그리고 다른 태국에서 느끼지 못한 묘한 매력을 치앙라이에서 만끽하고 있는 중이다. 목적과 계획없이 남는게 시간이라며 이렇게 여행을 해도 좋은가 싶다. 친구들의 승진 소식과 별개로 나는 태국 최북단 시골에서 이러고 있다. 81년생 싱글남성이 한가하게 이러고 있으면 안된다고는 하지만 믿거나 말거나. 나 또한 내 자신과 피터지게 싸우는 중이다.
아침 오토바이에 시동을 걸고 또 발길 닿는대로 향한다.
처음에는 공원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이렇듯 묘지였다. 가톨릭? 혹은 개신교? 흔히들 오해하는것중 하나가 태국을 불교국가라 부르는 것인데 그말도 맞지만 태국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종교의 자유가 있는 국가이다. 종교가 다르다고 불이익, 차별을 주는 일이 없다. 교회와 성당 그리고 이슬람 사원과 힌두교 사원에 이어 민간신앙까지 쉽게 볼 수 있는 곳이 태국이다. 적어도 우리처럼 무슬림이 지나가면 한번 흘깃 쳐다보는 문화는 없다.
다운타운에서 한가하게 오토바이로 한시간을 둘러보다 만난 호수를 만났다. 눌러앉아 폰을 만지작 하다가 이내 따분해 경치에 눈을 맞추고 사색에 잠긴다. 혼자 여행하면 이런 시간이 많아진다. 사색.
그 사색을 단순히 공상에만 맡기진 않는다. 끊임없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답을 찾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이다. 때론 뒤끝작렬이 될 수도 있지만 어떻게든 답을 찾으려 생각의 깊이를 파고 든다. 역시 혼자 여행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어떤 철학적인 행동이 아닌 크게 할게 없어 시작한 정신수련이지만 내가 얻는건 그 이상이다.
그래서 한국으로 돌아와 지인들에게 혼자 여행을 추천하기도 했다. 여성들의 경우 위험해서 하기 어렵다 말을 하지만 요즘 세상에 한국이 위험한지, 외국이 위험한지 따져보고 싶다. 또한 여행을 하며 혼자 여행하는 여성분들을 꽤나 많이 봐왔다. 그분들의 노하우를 정리해 언젠가 이곳에 소개해보고자 한다.
저녁 다시 숙소로 돌아와 식사는 뭐가 좋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라인메세지로 반가운 친구에게 연락이 왔다. 처음 방콕에서 치앙라이에 왔을때 같은 비행기를 탔고 그날 저녁 내게 나이트바자를 소개하며 가이드 해줬던 나나씨였다. 방콕에서 DJ로 일을 하며 고향인 치앙라이로 휴가차 방문한 그녀였는데 사촌들과 내 숙소 앞이라고 맥주를 마시자고 한다.
태국에서 120일 #85-사왓디캅 치앙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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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의 망설임도 없이 약속장소로 향했다. 오래간만에 만난 나나씨는 본인 보다 치앙라이에 더 빠져있는 나를 신기해 하는듯 했다.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그녀의 사촌인 쉐라(지금도 꾸준히 교류하는 훗날 내 인생의 친구가 되는)를 소개해주었고 그녀의 애인 꽝도 함께 소개해주었다. 둘은 레즈비언 커플로 사실 태국에서 레즈비언이나 게이등 동성애자를 구분하며 보는건 크게 의미가 없다.
자신이 동성애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격렬하고 요란스러운 극성 우파와 좌파의 이념놀이는 떠오르지 않는 나라가 태국이다. 이곳의 삶이자 일상이고 남녀의 구분이 아닌 그저 나와 같은 사람으로만 구분지을 뿐이다. 앞으로 여행에서도 다른 동성애 친구들을 만나는데 처음 가진 이질감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정리해서 말하자면 레이디보이를 보며 놀라워 하는건 적어도 태국에서는 촌스러운 일이라는 것이다.
쉐라와 나나. 그리고 꽝.
한국에서 온 덩치 큰 사내에게 호의를 베푼다. 앞서 말했지만 특히 쉐라 하고는 무척 친해졌다. 미리 말하면 쉐라의 어머니와 동생들이 살고 있는 치앙라이의 시골집에서 나는 며칠을 머물게 된다. 그리고 이때 이후로 매년 태국을 방문하면 쉐라와 만나 지금도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고 당시 가족, 친척들과 가까워져 안부를 주고 받으며 태국과 나의 소중한 인연을 멈춤없이 어어가고 있다.
다음편에 계속.
예고 : 츄이퐁 녹차밭을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