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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 Thailand/태국에서 120일

태국에서 120일 #138-송별회

by 슈퍼트래블러 2020.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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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경험을 덧붙이기 위해 빅씨로 향했다. 그것은 다름아닌 텐트 때문이다. 나는 이번 여정을 앞두고 어린시절부터 꿈꾸던 비박여행을 비로소 실현시킬 기회란 생각이 들어 되도록 호텔이나 여관에 의지하지 않고 텐트에서 지내며 여행하기로 결심했다. 사실 어제 쉐라가 가장 반대한 지점이기도 한데 기왕 미친거 제대로 미쳐보자는게 내 심보.

천막 재질로 된 텐트가 200바트. 우리돈 7,000원. 칼은 좋은걸 쓰고 싶어 거금을 들여 캠핑칼을 샀다. 주머니에 차고 다니며 호신용으로 쓸 수도 있지만 부디 그럴일은 없길 부처님께 빌어본다.

솔직히 고백하면 제대로 된 텐트여행은 고등학교때가 전부였다. 살아오며 펜션이나 콘도에 익숙했지 이런 여행은 어찌보면 처음인 것이다. 그치만 언젠가 꼭 해보고 싶었던, 화려하지 않은 최소한의 장비로 비박여행을 하고 싶은 꿈은 늘 갖고 있었다. 

이제 내일부터 나는 정든 치앙라이를 떠난다. 비장한 마음은 체 게바라 평전에 소개된 일기장과도 같다. 부끄럽지만 유서도 써두었다. 내용을 공개하지는 못하지만 영어로 썼고 여권케이스에 보관한다.

저녁 아리랑 식당 직원들이 마련해준 자리에서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송별회라 말해놓고 나를 향한 걱정만 늘어 놓는다. 한명씩 돌아가며 인사말을 하는데 하나같이 내용들이 죽지 말라는.. 아 정말 속으로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대놓고 웃기에 친구들의 표정은 너무나도 진지했다. 

술을 더 마시고 싶었는데 만류한다. 내일 여행을 위해 컨디션 조절을 하란다. 언젠가 이 잔소리가 그리울지도 모른다. 돌이켜 생각해보자. 타지에서 이렇게 관심을 받는 것도 참 내게는 기쁜일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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