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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 Thailand/태국에서 120일

태국에서 120일 #51-우울한 잿빛도시 베트남 하노이

by 슈퍼트래블러 2017.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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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0월 30일. 비가 내린다.

베트남 데뷔전을 보기 좋게 넉다운 당했다 표현하고 싶다. 태국에서 한 달 가까이 여행을 하며 얻은 자신감이 다시 zero 상태로 돌아간 것이다. 무계획 여행에 로망을 갖고 탐험가 코스프레라도 한 듯 당차게 이곳에 왔지만, 그 결과는 참혹했다. 최소한의 정보와 지식은 구축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뭐든 부딪치면 해낼 수 있지만, 그 과정은 여러모로 힘들고 벅찬일이다. 값진 경험보다 바보 같은 행동이었다고 자평을 해본다.


@google map


방콕에서 하노이까지 두시간.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고백 건데 공항에서 시내까지 가는 방법과 환율 등 기초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이곳에 도착했다. 무슨 깡인지 모르겠다. 나는 며칠 전 베트남에 대해 벼락치기 공부를 했는데 주로 여행지나 박물관 등만 익혀둔 상태였다.



방콕을 출발한 젯스타 비행기는@super-traveler.com


하노이에 도착을 했다@super-traveler.com

일단 시내로 가야 할 경비가 필요해 갖고 있던 달러 일부를 환전했다. 소문대로 화폐단위가 커서 거액을 소지한 느낌이다. 혹시나 잃어버릴까 봐 품에 꼭 넣으며 주변을 경계했다. 한국인 무비자 14일이고 꽉 채워 베트남을 느낄 계획이었기에 유심도 넉넉한 게 필요했다. 가격은 만 원 내외로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고 전화 쓸 일이 거의 없어 인터넷만 가능한 상품을 택했다. 직원이 알아서 세팅해준다.

입국심사대의 무뚝뚝한 직원부터 공항경비대의 카키색 복장을 보며 이곳이 사회주의가 국가 이념인 나라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복장만 보고 그리 판단하는 건 내 편견일지도 모르겠으나 적어도 태국의 수완나품 공항이나 돈므앙 공항에서 접할 수 있는 친절함과 미소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숙소에 도착해 환율계산부터 익혔다. 의외로 간단한데 정리해 따로 글을 쓸 예정이다.

@super-traveler.com

택시를 타고 갈까 하다가 400,000동을 부르는 드라이버의 말에 이제 갓 도착해 물가개념이 잡히진 않았지만, 느낌상 비싼 요금인 걸 알 수 있었다. 태국의 롯뚜처럼 미니버스도 보인다. 승객이 모두 차야 출발한다는 말에 생각을 접는다. 호텔의 픽업 차량은 쉼 없이 승객을 싣고 떠난다. 왠지 혼자 덩그러니 남은 기분이다. 도착한지 시간이 꽤 흘렀음에도 공항을 돌아다니며 시내버스를 탈 수 있는 방법을 쫓는다. 길을 물어봐도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불평하지 않는다. 내가 최소한의 베트남어를 익히고 왔어야 했다.

구글맵을 보니 공항 외곽에 버스정류장이 있다. 우선 그리로 향한다. 그래도 한 나라의 수도인데 택시 말고 시내로 향하는 방법은 분명 있을 것이다. 비 오는 거리를 무거운 배낭과 조리를 신고 걷자니 피로감이 올라온다. 그 와중에 한 오토바이 택시 드라이버는 나를 쫓아오며 뒤에 타라고 호객을 한다. 정말 끈질겼다. 차라리 가격이라도 말해줬으면 흥정이라도 했을 텐데 일단 타라고 하니 믿음이 갈 리 없다.

공항 외곽 8차선 도로에 횡단보도가 보이질 않는다. 훗날 알아보니 Asia Highway 14번 도로였다. 횡단보도가 있을 리 없다. 내 무지가 발걸음 하나하나에 묻어난다. 몇몇 사람들이 무단횡단을 하기에 그 위험한 길에 따라나섰다. 


고속도로에 횡단보도가 없다고 투정한 나. 거기에 무단횡단까지 했던 나.

@super-traveler.com

구글맵을 보니 17번 버스가 시내까지 향한다. 방콕에서 익스피디아로 예약한 호텔은 호안끼엠 호수 주변의 올드쿼터 즉 여행자 거리라 불리는 곳에 있다. 일단 시내 어딘가에 내려 그곳에서 택시를 타거나 걷든 부딪쳐 보기로 한다. 준비를 못 한 내가 가장 큰 원인이겠지만 하노이의 첫 인상을 방콕과 비교할 수밖에 없었다. 금빛 테두리 장식이 번쩍이는 태국에 비하면 하노이 분위기는 밤공기만큼 탁하고 어둡다. 질서가 느껴지지 않고 사람들의 표정마저 차갑다.

버스가 도착했고 요금조차 몰라 승무원의 안내에 5,000동을 지급했다. 이마저도 태국과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친절함의 반대말이 불친절은 아니겠지만 승무원은 무심하고 내가 질문을 던질 기회조차 주지 않는다. 난폭운전을 하는 버스 기사, 어두운 밤거리. 내가 도대체 이곳에 왜 왔을까? 의문이 들 정도로 기분이 처진다.

노이바이 공항에서 시내로 향하는 버스@super-traveler.com


버스 승무원@super-traveler.com


환승센터@super-traveler.com

서울의 버스 환승센터처럼 길게 늘어진 버스정류장에 도착해 구글맵으로 검색해보니 숙소까지 걸어서 이동이 가능한 거리다. 버스 안에서 계속 맵을 키고 현재 위치를 실시간 인지하고 있던 게 도움이 됐다.

도로 위 오토바이를 보고 비로소 베트남에 온 게 실감이 난다. 질서라곤 있는건지 없는 것인지 경적은 왜이렇게 눌러대는지 혼돈이 따로 없다. 소음에 내가 이토록 민감했던가 그 소리에 짜증마저 밀려온다. 그렇다고 인도 위가 안전한건 더욱 아니었다. 오토바이가 멋대로 주차되어 인도와 도로를 오가며 걸어야 했다. 정말 이곳에 왜 온건가. 비교법을 좋아하지 않지만, 태국과 놀랍게도 비교되는 이곳의 시스템은 그 시절 영화 <그린 파파야의 향기>나 <시클로>에서 느낀 톤과 사뭇 다르다.

겨우 숙소에 도착해 샤워하고 침대에 눕는다. 오늘은 그야말로 나의 완전한 패배다. 나는 이런 환경에 곧잘 적응해 여행을 할 줄 알았다. 그러나 놀랍게도 서울 도련님이라도 된 마냥 이곳은 너무 어렵고 힘들다. 그렇게 누워 스마트폰을 보고 있다가 첫날을 이렇게 보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다시 마음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간다.

Atrium Hanoi Hotel@super-traveler.com


Atrium Hanoi Hotel@super-traveler.com


Atrium Hanoi Hotel@super-traveler.com


그러고보면 난 여행중 Two single room과 인연이 깊다. 아트리움 호텔은 방콕에서 익스피디아로 예약을 미리 했는데 하노이 체류동안 이 호텔에서만 지냈다. 

Atrium Hanoi Hotel@super-traveler.com


재밌는 에피소드는 호텔 스탭들과 친해져 많은 시간을 함께 했다. 그중 한 직원은 현재 광주로 유학을 와 여전히 연락을 하며 교류중이다. 이 에피소드들은 여행기에 차차 소개해보기로 한다.

Atrium Hanoi Hotel@super-traveler.com


@super-traveler.com


밖으로 나가 진짜 하노이를 목격한다. 공항에서 시내까지 오는 그 짧은 찰나를 이곳의 전부라 생각했던 나는 또 한 번 틀린 것이다. 긍정적으로 생각의 흐름을 바꾼다. 모든 게 경험이다. 두 달 전 서울에서 힘들었던 일들을 떠올리면 이 정도는 문제도 아니지 않나. 예전에는 전혀 볼 수 없었던 내 모습이 어색하기만 하다. 도와줘 하노이!! 아참!! 제주항공 예매 취소부터!!!


@super-traveler.com


시작은 미약했지만 하루 마무리는 쌀국수로 시작해 멋진 시간을 보냈다. 반전있는 여행기는 다음편에 소개해보기로 한다. 


by슈퍼트래블러


-노이바이 공항

https://goo.gl/maps/hkE67tcvWwG2


-공항 시내버스 정류장

https://goo.gl/maps/7MCjow4chHH2


-시내 버스환승센터

https://goo.gl/maps/srt3fu7ALA42


-아트리움 호텔(Atrium Hanoi Hotel)

https://goo.gl/maps/HEdTraiB1a32


이번 여행기는 정보가 다소 약합니다. 노이바이 공항 안내와 환전, 유심등 세세한 정보는 하노이 총정리에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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