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Super Thailand/태국에서 120일

태국에서 120일 #49-방랑의 기록. 굿바이 태국

by 슈퍼트래블러 2017. 10. 5.
반응형


이전글 ep48-베트남 벼락치기


2015년 10월 30일 금요일.


오늘 나는 태국을 떠난다. 파야타이(Phaya Thai) 역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수완나품 공항으로 향하는 길 수만가지 생각이 스쳐 간다. 25일 전 처음 태국에 도착했을 때 세상 슬픔 모두 안고 사는 사람의 모습으로 공항 흡연실에서 줄담배를 피워댔다. 그러고 보니 일 년 가까이 담배를 피우지 않았었다. 서울에서의 삶에 피로함을 넘어 괴리감마저 느끼며 내 나이 서른다섯에 사춘기 소년처럼 방황하고 있었다.


그러나 베트남 여행후 다시 태국으로 돌아왔다. 사진은 그 해 11월 치앙라이에서 본 러이끄라통

@super-traveler.com


친구 워라와란의 도움으로 파타야와 코란 그리고 우돈타니를 여행하며 태국인의 정서와 문화를 가까이서 경험할 수 있던 게 결정적인지 그 후로 치앙마이와 빠이 그리고 코사멧과 아유타야를 여행하는데 크게 어렵고 힘든 일을 겪진 않았다. 처음, 일종의 내 여행스킬이 주효했다고 생각했으나 그건 온전히 착각이었다. 태국이란 나라 자체가 여행자에게 한없이 호의적이고 이질감을 모두 씻겨 마음을 따뜻이 해준다. 내가 잘하는 게 아니라 그 누구도 이 나라에 오면 경험할 수 있는 감정일지도 모른다.


태국어에 서툴지만, 이제는 제법 흥정도 잘하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길을 찾아 나서는데 어려움 없이 익숙해졌다. 그 편안함이 과연 지금 내게 옳은 건가 싶은 의문이 들었다. 의식의 흐름은 결국 나를 베트남으로 향하게 한다. 나는 여전히 더 많은 고생을 하고 싶고 새로운 경험을 하며 낯선 문화를 목격하고 싶다. 이 경험들이 내 자산이 될 거란 훗날을 기약하지 않는다. 그저 순간을 소중히 할 뿐 어떤 오염된 생각을 머릿속에 떠올리진 않는다.

큰 배낭을 어깨에 짊어지고 가이드북을 들고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여행자를 늘 부러워만 했다. 또한, 그 시절 여행자들의 블로그를 즐겨찾기 해두고 퇴근 후 집에서 캔맥주를 마시며 간접 여행하기를 즐겨 했었다. 하지만 이제 그 주인공은 온전히 나다. 내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어 본적이 과연 몇 번이나 있었던가.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등 가까운 이웃 나라를 뒤로하고 단순히 저렴한 항공권을 발견해 즉흥으로 향하는 인연이지만 베트남에 대한 기대를 감추지 않는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오늘을 생각하며 포커스는 오직 '나'에게만 맞춘다. 

고맙다 태국. 덕분에 내 표정에 미소가 드러나기 시작했지. 


택시를 타고 파야타이(Phaya Thai) 역으로 향한다.

@super-traveler.com


공항철도를 탈 수 있는 파야타이(Phaya Thai) 역

@super-traveler.com


@super-traveler.com


@super-traveler.com


@super-traveler.com


공항으로 간다@super-traveler.com


@super-traveler.com


@super-traveler.com


@super-traveler.com


by슈퍼트래블러


-파야타이(Phaya Thai) 역

https://goo.gl/maps/QisT6gXuRPq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