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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per Thailand/태국에서 120일

태국에서 120일 #116-치앙센 메콩강에서

by 슈퍼트래블러 2018.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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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덮밥은 함께 딸려나온 닭육수 국물이 해장에 그만이라 자주 찾아먹었다@super-traveler.com


이제 겨우 두달이다.
혹은 벌써 두달이다.

내겐 어떤 두달이었을까?


10월로 접어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던 그때. 방콕행 비행기에 올라 하루하루 불투명한 미래와 마주하며 시간을 보냈다. 서울로 돌아가도 딱히 할일이 떠오르지 않는다. 아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정신없이 내 물건들을 주섬주섬 챙겨들고 콜택시에 올라 직장을 떠났다. 자존심이 상해 도저히 견딜 수 없었던 그 시간. 거기에 내 실수로 떠나보낸 여자친구와의 마지막은 어땠나. 기억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잊기 위한 여정을 보내고 있다. 도대체 나는 어디까지 온걸까?


치앙센(Chiang Saen)메콩강가에 앉아 이어폰을 꼽는다.

그리고 여행의 이유를 다시 쫓는다.


치앙센의 메콩강@super-traveler.com


치앙센의 메콩강. 맞은편은 라오스 땅이다@super-travel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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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티베트고원에서 시작해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마지막으로 베트남을 거쳐 바다로 향하는 메콩강. 여섯 개 나라를 거치며 국경의 역할도 하지만 메콩생활권에 있는 사람들에게는 소중한 자원이자 생명의 강이다. 그렇다보니 이따금 소위 '물 전쟁'을 겪기도 한다. 매콩강 개발을 두고 대립이 생기기도 한다. 

강가의 사람들은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노점에서 쏨땀과 꼬치를 사들과 맥주와 함께 시간을 즐긴다. 모터가 달린 작은 배를 타고 라오스 유역까지 가서 그물을 끌어올리기도 한다. 줌 카메라가 있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국땅에 앉아 보는 라오스의 모습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시력이 좋은편이라 저 멀리 라오스 땅에서 일을 하는 농부를 간신히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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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말했듯 메콩강에서 느끼는 경험은 다채롭다.
국경을 이렇게 쉽게 넘나드는건 한국이란 섬나라에서 살고 있는 내게 적잖은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단돈 몇 바트의 뱃삯만 있으면 건너편 라오스로 향할 수 있다. 눈앞에 있는 땅을 밟기는 커녕 총부리를 겨눠야 하는 정치,이념 대립의 한가운데에 애꿎은 세월을 한탄해야하는 우리는 언제쯤 임진강을 넘어 북을 지나 세계로 향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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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시 오토바이에 오른다. 

이번에는 어디로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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