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란(Koh Larn)에 가기에 앞서, 향후 여행의 컨셉이 된 계기를 소개해본다. 다름 아닌 오토바이. 태국어로는 '모떠싸이'라 발음을 한다.
전날 파타야 도심에서 숙소까지 이용한 썽태우 바가지 횡포에 친구는 잔뜩 화가 나 있었다. 태국인인 본인에게까지 저렇게 바가지요금을 씌우는데 외국인에겐 어떻겠냐며 이해하기 어렵다는 표정이다. 30~40바트면 충분할 1km 거리를 인당 100바트를 받았으니 원. 방콕에서 파타야로 향하는 길 그 좁은 롯뚜 안에서 폴더처럼 몸을 접어 이동했던지라 파타야에 도착한 뒤 숙소로 빨리 들어가고 싶었다. 그래서 100바트가 아깝단 생각을 하진 못했다. 친구의 이런 모습을 지켜보며 앞으로 여행에 있어서 중요한 학습이 되어 물가 개념을 완벽히 익히게 되었다.
태국의 대표적인 대중교통 썽태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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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어제밤 친구는 오토바이를 렌트해 왔다. 당연히 내가 운전할 줄 알았나 본데 난 태어나 한번도 오토바이를 운전해본 경험이 없다. 마찬가지로 몇 년 전 운전한 경험이 전부였던 친구도 당황하긴 마찬가지. 그러나 테스트 주행 몇 번 하더니 문제없다고 한다. 나보다 체구가 한참 작은 친구도 저렇게 타는데 호기심에 도저히 안 타볼 수가 없다.
오토바이에 올라 연습을 해보는데 나중에 주위를 둘러보니 호텔 직원들이 웃으면서 나를 쳐다보는 게 아닌가. 더 정확한 표현으론 그들은 나를 관람하고 있었다. 자전거 타는 거랑 다를 게 없다는데 왜 이렇게 버벅거리나 모르겠다. 친구는 옆에서 다친다고 조마조마해 한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온 신경은 오토바이로 향해 있었다. 일찍부터 주차장에서 또 연습했다. 그러던 순간 놀랍게도 운전이 된다. 신기한 순간이었다. 버벅거리다 한번 감을 잡으니 언제 그랬냐 듯 능숙하게 타기 시작한다. 내친김에 파타야의 혼잡한 도심 속으로 뛰어들어 주행해본다. 이때 느낀 짜릿함은 무슨 표현으로 설명이 될까? 한국보다 더 혼잡한 곳에서 마치 전지훈련이라도 온 기분마저 든다.
세상에 인생 첫 오토바이를 외국, 그것도 태국 파타야에서 하다니..
2015년 12월 수코타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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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앞으로 몇 주 후 오토바이에 짐을 싣고 태국 북부에 해당되는 모든 지역을 여행하게 된다. 오로지 오토바이와 텐트에만 의지해서 말이다. 파타야에서 익힌 오토바이가 그 배경이 된 것이다. 태국 북부의 광활한 자연과 문화를 온몸으로 느낀 여행기는 앞으로 계속 써나갈 것이다.